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 방산주가 큰 관심을 받으며 폭등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고,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곳곳의 나라에서 세계화의 역행되는 행보를 보이면서 각국이 자신의 방위를 지키기 위해 방위산업에 관심이 커지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그동안 세계의 대부분 국가가 국방비를 줄여왔지만, 우리나라는 휴전국가라는 특수성 때문에 오랫동안 방위산업을 축소시키지 않았다.
그덕분에 대규모 군사 장비를 제조할 수 있는 나라는 세계적인 수준이 되었고, 특히 가성비가 매우 우수한 국가가 되어 세계의 곳곳에서 러브콜을 받게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방위산업에 관심이 많았고, 잠깐이지만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근무도 했었기에 이런 흐름은 내심 반갑게 느껴진다.
그러나 주식은 이러한 흐름에 올라타지 못해서 약간 아쉽긴 하다.
어차피 딱히 주식으로 매수할 생각은 없었으니 상관없지만 말이다.
그리고 국내 방산주 중 1위 기업은 한화그룹에 속해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다.
원래 한화 그룹이 방산 분야를 하고 있었는데, 예전에는 한화 방산, 한화 지상방산, 한화 디펜스 등 다양한 계열사로 나뉘어져 있었다.
그러다 몇 년 전 본격적으로 방산 분야에 힘을 쏟기 시작해 그룹을 재편했고, 대부분의 회사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로 둬서 운용하고 있다.
거기다 대우조선해양까지 한화오션으로 인수함으로써, 기존에는 하지 못했던 해양분야까지 진출해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육해공을 모두 담당하는 최대 방산기업이 됐다.
가히 우리나라의 록히드마틴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거대한 방산 기업이 된 한화, 그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작년에만 영업이익을 1조7천억원 올렸다고 한다.
오랜기간 외면받던 방산기업으로써 이정도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라고 한다.
그런데 엊그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유상증자 소식을 밝혔다.
유상증자란 간단히 말해서 돈을 받아서 자본금을 늘리고, 그만큼 주식을 더 발행해서 돈을 낸 사람에게 파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본을 더 조달할 수 있으니 좋겠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자신이 가진 주식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이니 좋지 않은 일이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주식을 1만주를 발행했다면, 시장에서 유통되는 전체 주식수가 1만주만 있으니 그 기업 주식의 가치는 시가총액을 1만주로 나눈 것과 동일하게 된다.
만약 기업의 시가총액이 1억이라면, 그 기업의 1주당 가격은 1만원이 된다.
그러나 유상증자를 통해 1만주를 새로 발행하면서 5천만원의 자본을 모았다면, 그 기업의 1주당 가격은 0.75만원이 된다.
따라서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는 결과를 낳게되는 것이다.
유상증자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겠으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같은 경우 상당한 영업이익을 내면서 승승장구 중인데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유상증자를 했다는 것이다.
관심있다면 뉴스를 한 번 보면 좋을 것 같다.
한화오션 지분 사들였던 한화에어로, 유상증자로 구설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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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굳이 필요하지 않은 유상증자를 한 것은 경영권 때문이 아니냐는 내용이 있다.
이런 내용을 보면 볼수록 국내 주식에 대해 불신이 커지는 것이다.
주주를 위한 것이 아니라 회사 경영진을 위한 정책을 펼침으로써 주식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다.
주가가 어느정도 오르면 그와 반대되는 행동을 종종 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국내 주식을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아무리 미국 주식이 거품이 꼈네, 너무 많이 올랐네, 폭락하고 있네 등등 이런저런 말이 많지만, 결국 미국에 투자하는 것은 그래도 우리나라보다는 주주의 가치를 잘 지켜준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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