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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정리

1억이라는 '돈', 그리고 '나의 시간'

by 아부남 2023.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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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이라는 숫자는 뭔가 상징성을 갖는 느낌이다.

1부터 1억까지 매초 하나씩 카운트한다면 약 1160일, 3년 넘게 쉬지않고 계속 세어야만 끝나는 숫자다.

또, 국가적으로 보면 1억이 넘는 인구수는 경제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정도이고, 뉴스 기사를 찾아보니 이정도면 전 세계에서 30위 안에 든다고 한다.

즉, 1억이라는 숫자는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1억 체감 짤이라는데...(출처 : 인스티즈)

그런데 이 1억이라는 돈이 부동산으로 들어오면 작은 돈이 되어버린다.

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부동산에 대한 사람들의 굳건한 믿으므로 부동산 가격은 정말 무시무시하게 올랐다.

특히 코로나를 거치면서 막대한 유동성에 힘입어 전국적으로 부동산은 그야말로 대폭등을 해버렸고,

이제 1억이라는 돈은 부동산 가격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 되어버렸다.

서울은 말할 것도 없고, 이제 지방에서도 1억으로 대출없이 살 수 있는 부동산은 정말 오래된 저층 아파트정도일 것이다.

그나마 그런 물건은 재건축 이슈가 있다면 가격이 순식간에 올라가버린다.

하다못해 전세도 1억으로 들어가려면 원룸 투룸정도가 되어버린 지금,

1억이란 돈은 부동산 영역에서는 큰 의미를 가질 수 없어 보인다.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출처 : 머니투데이)

그럼에도 여러 재테크 관련 영상을 보면 1억이라는 금액은 본격적인 재테크를 시작함에 있어 의의를 갖는 것으로 나온다.

일단 현실적으로 1억을 모으는 기간에 대해 계산을 해보자.

300명 이상 대기업 평균도 3300만이란게 놀랍다.(출처 : 매일일보)

2020년 평균 신입 초임을 대략 3000만원으로 잡아보자.

연봉 3000만이면 실수령액은 대략 210만정도 되고, 이 중 매달 100만원정도 저축한다고 하자.

1년동안 모으면 1200만원이고, 이자를 제외하고 단순히 모으기만 한다면 1억이 되기 위해선 9년이 걸린다.

중간에 좀 더 모은다면 8년 이내에도 가능하겠지만, 어쨌든 적잖은 기간이 필요함은 틀림이 없다.

이렇게 보면 1억이라는 현금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1억이라는 돈을 모으는데는 아주 오랜 기간이 필요한데, 의식주 중 가장 중요한 주(住)에 해당하는 부동산에서는 작은 금액이 되버리다니.

그리고 그 부동산에서 1억이라는 돈은 몇 달만에 오르거나 떨어지거나 한다.

마치 게임처럼.

억울하고 이상하게 보여지지만 이게 자본주의, 아니 인간의 욕심이기에 어쩔 수 없다.

 

며칠 전에 자주다니는 네이버 카페에 '얼마가 있으면 퇴사할 것인가'에 대해 글을 올렸다.

지금 보니 댓글이 56개가 달렸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액수가 나왔다.

로또 1등, 수 십 억 등등 높은 액수의 댓글도 제법 있지만, 예상 외로 '1억만 있어도 좋겠다'라는 댓글이 많음을 보고 놀랐다.

재테크 공부를 하고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면서 1억이라는 돈이 아주 큰 돈으로 느껴지지 않았는데, 댓글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1년에 3천만원씩 써도 3년동안 쓰고 남는 돈이 1억이다.

 

아파트가 아닌 다른 투자로 바라보면 어떨까...(출처: 연합뉴스TV)

지금까지 1억이라는 돈이 작게 느껴진 이유는 너무 부동산만 바라봤기 때문이 아닐까?

누군가에겐 작은 돈이라지만, 많은 사람에게 큰 돈이라면 그것은 큰 것이 아닐까?

 

지난 달 나의 자산을 체크해보니 순자산이 1억 중반이 되었다.

개인연금도 포함되어 있고, 아파트 대출도 껴있어서 완전한 자산을 일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어쨌든 생각보다 적지 않은 금액이 모였음을 직접 확인했다.

그리고 드는 느낌은, 약간 허탈함이었다.

직장생활 시작한 뒤 1년 반 정도 바짝 모았을 때 1억을 모았고, 그 이후로 현 직장에서 3년차가 되면서 1억 중반이 됐다.

5년간 모으고 불린 금액이 이정도가 됐고, 이제는 내 명의의 아파트도 생겼다.

그런데 계산한 뒤 기쁜 감정이 올라오지 않았다.

내가 목표한 금액 10억을 달성하고자 재테크 공부도 나름대로 하고, 주식 투자도 진행하고, 부동산 청약도 넣어서 당첨되고, 환테크까지 병행하면서 모은 돈이다.

그러는 사이 시간이 흘러 어느새 30대 중반.

이 생각까지 미치게 되니 현타가 좀 많이 몰려온다.

과연 돈과 시간을 맞바꾼 것이 잘 한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이 젊을 때 자산을 모으고 투자하라고 조언하는데, 그 밑바탕에는 한 가지의 가정이 있다고 본다.

'현재 직장을 열심히 다니면서'

그런데 그 전제 조건이 깨진다면?

현재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면 어떻게 해야할까?

아주 어려운 질문(출처 : 네이버블로그)

나의 현 상황을 살펴보고 다른 이들의 생각을 듣고 문득 지금 나의 상황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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