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는 정말 다양하다.
투자 상품을 살펴봐도 주식, 채권, 원자재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심지어 코뿔소 새끼와 관련된 ETF도 있다고 하니 정말 무궁무진하다.
사람의 아이디어라고 해야할지 욕심이라고 해야할지...
이렇게 어디에 투자하는지뿐만 아니라,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따라서도 다양한 ETF가 있다. 선물, 인버스, 레버리지 등등...
그리고 배당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PR 또는 TR로 분류되고 있다.
PR은 Price Return의 줄임말이고, TR은 Total Return의 줄임말이다.
PR은 기본적인 상품으로, 분배금 재원이 발생할 경우 분배금을 투자자에게 나눠준다. 특별한 언급이 없다면 분배금이 있는 ETF는 PR로 봐도 무방하다.
반대로 TR은 분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상품이다. 분배금 재원이 발생하더라도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것이 아닌 운용사가 ETF에 재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주가 상승을 꾀하는 것이다.
각 운용 특징별로 장단점이 있다.
PR은 분배금을 직접 받으니 투자자가 본인의 의지에 따라 사용 또는 투자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단 기분이 좋다.(?)
TR은 분배금을 다시 투자함으로써 주가 상승이 더 크게 발생하고, 배당소득세를 내지 않으므로 세금적인 부분에서 장점이 있다. 재투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매도 발생 시 세금을 내게 되는데, 그 말인 즉 과세 이연 효과가 있기 때문에 당장의 세금을 덜 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투리 금액이 남지 않아 복리 효과를 조금이라도 끌어 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배당으로 20,000원을 받았는데, 주가가 15,000원이면 5,000원이 놀게 된다.
남는 돈도 예수금이나 이자 등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주식에 다시 투자하는 것에 비하면 수익이 낮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보면 TR 상품도 꽤나 장점이 많다.
하지만 나는 현재 TR상품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
이전에는 연금저축계좌에 KODEX 나스닥100TR을 매수해서 운용하긴 했는데, 지난 9월에 모두 매도해서 현재는 남아있지 않다.
처음에 해당 상품을 매수할 때는 ACE 미국배당다우존스에서 발생하는 분배금을 나눠서 매수하고, 리밸런싱을 하면서 운용하려고 했다.
그런데 주가 상승에 투자하는 방식은 나하고 맞지 않은 부분도 있고, TR 상품도 나의 성향에서는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매도한 것이다.
그리고 TR 상품에 투자하지 않는 다른 이유도 있다.
1. 세제혜택 계좌 활용
현재 TQQQ를 제외한 모든 주식관련 투자는 세제혜택이 있는 계좌에서 진행하고 있다. ISA, 연금저축, IRP 등 부분적으로 세금 혜택을 주는 계좌에서 운용하면서 분배금을 받고 있다.
이렇게 세제혜택이 있는 계좌를 사용함으로써 분배금의 세금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물론 해외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에는 세금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지만, 내가 선호하는 배당 ETF가 국내에도 상장되었으니 세재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국내 ETF로 투자하고 있다.
이렇게 배당소득세를 해결함으로써 TR 상품에 투자할 이유가 하나 사라진 셈이다.
2. 분배금 운용의 자율성
여러 글에서 밝혔지만, 나는 배당ETF도 자산배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투자 분야를 조금씩 나눠 투자하고 있다.
연금저축의 경우 100% 주식형 ETF이긴 하지만, 그 외 IRP나 ISA계좌의 경우 최소한의 자산분배를 하면서 주식과 채권을 어느정도 나눠서 투자하고 있다.
사실은 자산배분을 좀 더 세분화해서 하고 싶지만, 월배당을 맞추려다 보니 한계가 있어서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자산을 나눠 투자하면서 분배금도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주식ETF가 떨어지면 그걸 사고, 채권ETF가 떨어지면 저걸 사고.
좋게 말하면 자율성, 나쁘게 말하면 줏대가 없는(...) 투자지만 어쨌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분배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TR 상품에 투자한다면 이런 부분에서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분배금 자체도 적게 들어오므로 재투자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3. 주식 수 증가의 한계
개인적으로 배당 재투자를 진행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주식 수 자체를 늘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연금투자를 하는데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나에게 필요한 월 자금은 300만원인데, 주가가 14730원 이런 식이라면 적당하게 매도하기 참 애매하게 될 것이다.
애매하게 남는 자투리 금액은 결국 분배금을 받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매도를 계속 하다보면 주식 수가 감소하게 되는데, 그에 따른 심리적 압박도 나름 있을 것이다.
또한, 주가가 하락하게 된다면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주식을 매도해야하는데, 그럼 심리적 압박은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분배금을 직접 받아서 꾸준히 재매수를 하면, 주식 수가 증가하면서 위와 같은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불어난 주식 수는 필요한 자금을 분배금만으로 충당할 수 있을 정도가 될 수 있다.(어려울 수 있겠지만)
만약 적당히 필요한 만큼 분배금으로 계속 받게 된다면 그야말로 주식을 팔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TR 상품에 투자하지 않고 분배금을 직접 받는 투자방식을 택했다.
물론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해당될만큼 배당을 많이 받게되면 TR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야겠지만, 지금은 아주 소소한 개미 투자의 다리 부분이기 때문에 TR에 투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뭐, 애초에 미국에 투자하는 ETF 상품 중 TR이 많지 않기도 하지만 말이다.(그래도 TR ETF들이 나름 알짜이긴 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배당 받는 기쁨!

이번에 분배금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들어오게 됐는데 이건 나중에 배당을 다 받고 올릴 것이고...
역시 자본주의에 있는 사람은 금융치료가 답인 것 같다.
아, 금융치료도 무노동으로 하면 최고인 셈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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